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게 좋았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좋았던 것 중 한가지는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거고, 원하면 신간도서도 신청해서 볼 수 있는게 좋았다. 책 욕심이 있어서 빌려 놓고 못읽고 반납하는 경우도 많았고, 읽다가 잠드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외출할 때는 항상 책 한권을 가지고 다녔다. 그러면 지하철에서 자리가 없어도, 친구가 약속을 늦어도 책을 읽고 있으니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림책도 좋아했다. 아동학과여서라기보다 그냥 그림이 좋고, 책이 좋다보니 그림책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도 그림책 코너를 어슬렁 거린 적이 많았고, 종종 애기 없이 다 큰 성인이 그림책 코너에 있는게 민망해서 '아- 나도 애가 있으면 좋겠다ㅎㅎ'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어쩌다보니 학부를 졸업하고 그림책 교육기관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일은 힘들고, 학부모들 상대하기도 어렵고, 월급도 너무나도 적았지만 그냥 새로운 그림책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에 좋았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체력이 약해져서일까 무거운 책보다는 그냥 스마트폰만 보면서 외출하는 날이 늘었다. 졸업을 하고 학교에서 멀어진 이후부터는 도서관이 멀어졌다는 핑계로, 미국에서는 한국 책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덜 보게되었다. 신랑이 핸드폰에 전자북 어플을 깔아줬지만 종이가 아니라 뭔가 글 읽는 맛이 안났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책을 마음껏 볼 수 있겠다고 기대를 했지만 그것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아이의 발달이나 취향에 맞는 책 위주로 구입을하다보니 나한테는 별로 재미가 없는 책들이었다.
그러던 중 아이가 만 3세를 향해가면서 슬슬 어 이책 재밌는데? 그림이 내스타일인데? 하는 책들이 한 두권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와 이책 좋다- '하고 까먹어버리기가 쉬워서 기록을 좀 해봐야지 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애들이랑 있을때는 적기가 힘들고, 애들이 자고 나면 내가 힘들어서 눕다보니 시간이 흘렀다. 또는 제일 처음 리뷰하는 책은 뭔가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면 좋을 것 같아서 미루다보니 시작 자체가 안됐다. 못하는 핑계거리만 늘어갔다.
그래서 일단 그냥 간단하게라도 써보기로 했다. 뭔가 글을 잘 써야될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리뷰들처럼 활동도 넣고, 분석도 해야될 것 같지만, 그럼 애들이 초등학교에 가도 여전히 시간이 안날 것 같았다. 잘써보고 싶다는 마음만 포기하면 될 것 같다. 그냥 책 이름만 올리고 '아 내용이 좋았다.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만 쓰더라도 일단 한개라도 쓰기 시작해야, 한권이 두권이되고, 열권이 되고, 그러다보면 기록이 쌓이겠지 싶다. 일단 시작해보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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